숙면이 불필요한 기억을 없애 다음날 새로운 정보를 흡수할 공간을 확보해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와 위스콘신대 연구팀은 파리류의 해충인 과실파리 실험을 통해 하루동안 쌓인 쓸데없는 정보가 숙면을 통해 사라지거나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과실파리는 사람처럼 6~8시간 수면을 취하며 잠이 부족할 경우 신체적·정신적 이상 징후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깨어 있는 동안 두뇌 활동을 하면 신경세포 사이를 연결해 정보를 주고받는 시냅스에 기억을 담당하는 단백질이 쌓이게 되는데, 이를 무한정 축적할 수 없기 때문에 잠을 자지 않으면 과부하에 걸린다고 설명했다.

또 지속적으로 바닥을 흔들어 잠을 자지 못하게 만들었던 과실파리를 재운 결과 단백질의 양이 줄어드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위스콘신대 매디슨 캠퍼스의 시아라 시렐리 박사는 "(과실파리가) 잠을 자고 나니 정보량이 많은 시냅스는 약해지고 심지어 정보량이 적은 시냅스는 아예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는 숙면이 중요하지 않은 기억을 담고 있던 시냅스가 제거돼 다음날 새로운 정보를 저장할 공간을 만들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워싱턴대 의과대학의 폴 쇼 박사는 "현재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나 재정문제로 고민하고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연구는 일자리를 유지하려면 숙면을 최우선으로 둬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