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엔대표부는 '비상 근무'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5일 미국 뉴욕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뉴욕 현지시간으로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4일(이하 현지시간) 밤 오후 10시30분 이후 유엔 북한대표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북한대표부 관계자는 로켓 발사 직후 기자와의 첫 통화에서는 누구라고 신분을 밝히자 바로 전화를 끊었고 이후 수 차례 통화시도에는 아예 응하지 않았다.

앞서 이날 낮 북한대표부에 전화를 걸어 로켓 발사가 이뤄질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소집이 예상되는 것과 관련한 북한 측 입장을 답해줄 수 있는 관계자를 찾았으나 전화를 받은 직원은 "오늘 (답해줄 사람이) 없다"고 말한 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하냐. 우리의 성명을 그대로 이해하면 되지 않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북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달 26일 로켓 발사가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되기만 해도 북핵 6자회담을 거부하고 그동안 진행해온 핵 불능화 조치를 원상복구하는 한편 "필요한 강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북한대표부가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유엔주재 한국대표부는 비상 근무체제에 들어간 상태다.

박인국 대사를 비롯해 김봉현 차석대사, 안보리 담당 관계자들은 북한의 로켓발사가 예고됐던 전날 밤에도 대표부에 나와 모두 비상근무를 한데 이어 로켓이 발사된 이날 밤 역시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며 향후 안보리에서의 대응책 준비 등으로 분주했다.

일본의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 요구로 5일부터 회의가 열리는 것과 관련, 대표부는 우리나라가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당사국으로서 우리 정부의 입장을 갖고 안보리 이사국들과 북한의 로켓 발사 대응과 관련한 의견 조율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박 대사는 "안보리 의장국인 멕시코의 클라우드 헬러 대사와 수시로 통화하는 등 안보리 이사국들과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다"며 "북한이 발사한 것이 인공위성이든 미사일이든 간에 이는 2006년 북한의 핵실험 직후 채택된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도 이날 북한의 로켓 발사를 도발적 행위이자 안보리 결의 1718호 위반으로 규정하는 등 한.미.일은 북한의 로켓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본 등은 기존의 대북 제재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결의안을 제안할 것으로도 예상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