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분위기속 흥분은 자제

미국의 주요 언론매체들은 4일(현지시간) 북한의 로켓 발사를 긴급 보도하면서 이번 사태가 한반도 주변 긴장을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CNN방송은 이날 밤 늦게 로켓 발사 소식이 들어오자 긴급뉴스를 통해 이를 미국내 시청자들에게도 전했다.

CNN은 "로켓에 탑재된 것이 위성인지 여부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면서 한.미.일 3개국이 군 함정을 동해 등에 파견, 로켓의 궤도를 추적중으로 사거리나 방향 등이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또 한국 정부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대응에 나섰다면서 주변국의 대응을 소개한 뒤 이번 사태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및 북한의 핵불능화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유럽을 순방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전날 프랑스를 방문했을 당시 "미사일 발사는 도발적인 행동이며 6자회담에 큰 긴장을 불러오기 때문에 발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점을 매우 명확히 했다"고 강조한 내용을 거듭 소개했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이날 밤 발사 소식이 전해지자 30여분 만에 긴급 소식으로 북한 로켓 발사 사실을 전하면서 북한이 탑재했다고 주장하는 인공위성이 궤도에 올랐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미국 정부가 이번 사태에 대해 "도발 행위"라고 강한 유감을 표시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의 대응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폭스뉴스 앵커는 취재기자에게 북한의 로켓 발사장 등을 이스라엘이 시리아에게 했던것 처럼 미국이나 주변국이 폭격할 가능성은 없는지 등도 물으며 관련국들의 향후 대응에 촉각을 세웠다.

ABC방송은 북한이 발사한 것이 인공위성이라고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전했다고 보도했고, CBS방송은 전 세계가 북한의 위성발사를 경고하고 나선 것은 위성을 쏘아올리는 로켓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방송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사실 위주로 로켓 발사 사실을 전하면서 이번 사태의 진전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미국의 주요 방송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방문 및 전날 발생한 뉴욕 총격사건 등을 주요 뉴스로 전하면서 상대적으로 북한 로켓 발사를 발사 전까지는 비중 있게 취급하지 않았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