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신임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강경 발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중동지역에서 평화를 바라는 세계 각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리베르만 장관은 취임 첫날인 지난 1일 “이스라엘 새 정부가 ‘아나폴리스 선언’에 구속될 의무가 없다”며 미국과 유럽 각국이 지지하는 ‘두 국가 해법’을 따르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옆에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세워 유대-팔레스타인간 민족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방안으로,2007년 11월 미국 아나폴리스에서 열린 중동 평화회담에서 채택됐다.

리베르만 장관은 또 전통적 앙숙인 시리아와도 갈등을 고조시켰다.그는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때 점령한뒤 1981년 자국 영토와 병합을 선언한 골란고원을 시리아에 반환할 의사고 없다고 밝히며,중동내 또다른 적대국인 시리아와 대립각을 세웠다.최근 시리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평화협상 가능성을 열어놨으나 리베르만 장관의 이번 발언으로 양국간 협상은 다시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리베르만 장관은 현지 일간지 하레츠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양보하면 어떤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실제로 양보가 더 큰 압박을 불러올 뿐”이라며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고 호전적인 스타일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한편 리베르만 장관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로 2일 경찰에서 7시간동안 조사를 받는 등 취임 이후 개인비리로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