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줄기세포연구 입장에 불만.."추기경 이중성 문제" 반론

미국 시카고 가톨릭 대교구의 프랜시스 조지 추기경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졸업식에 초대한 가톨릭계 대학의 결정에 대해 "가톨릭 신자들에게 대단히 당혹한 일" 이라고 비판해 논란이 일고 있다.

2일(현지 시간) 일간지 시카고 선 타임스에 따르면, 조지 추기경은 지난 29일 로즈몬트에 있는 교구의 낙태 반대 그룹인 '생명 존중' 부서 주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노트르담 대학은 (대통령에 대한) 초청장을 발송할때 이 문제가 가톨릭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고 말했다.

2일 '생명 존중' 웹사이트에 게재된 조지 추기경의 비디오에는 "가톨릭 대학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학교인 노트르담이 많은 가톨릭 신자들에게 대단한 당혹감을 줬다"는 발언도 포함돼 있다.

조지 추기경 외에도 이미 뉴욕 대교구의 티모시 돌란 추기경을 비롯해 노트르담 대학이 위치한 인디애나주 사우스 벤드, 뉴왁, 오스틴 등의 가톨릭 사제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노트르담 대학 졸업식 연설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힌 상태다.

미식 축구로도 유명한 명문 대학 노트르담이 졸업식 연설자로 오바마 대통령을 초청한 것은 현직 대통령을 졸업식에 초대하는 이 대학의 오랜 전통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지미 카터와 로널드 레이건, 조지 H.W. 부시, 조지 W. 부시 대통령 등이 이 대학의 졸업식에서 연설했다.

그러나 오는 5월 17일로 예정된 오바마 대통령의 졸업 연설이 가톨릭계의 반발을 사는 이유는 그가 태아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하고 낙태에 대해 진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노트르담 대학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졸업 연설 소식이 알려진 뒤 보수 가톨릭 신자인 재학생 그룹이 졸업식장에서 시위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노트르담의 총장인 존 젱킨스 신부는 그동안 이 같은 가톨릭계의 반발에 대해 "대학 측은 대통령의 정책들에 모두 찬성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대통령 초청을 취소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이번 졸업식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명예 박사 학위를 수여할 예정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의 노트르담 대학 졸업연설에 대한 조지 추기경의 반대 발언이 전해진 뒤 시카고 지역 언론들의 웹사이트에는 비판 댓글이 쇄도했다.

네티즌들은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문제에 거의 손을 쓰지 않았던 추기경이 생명과학을 지지하는 대통령의 연설에는 어떻게 이처럼 신속한 반응을 보이는가", "추기경과 가톨릭계는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불필요한 전쟁을 일으킨 부시 대통령의 졸업식 연설 당시엔 한 마디 반대도 안했다"고 지적했다.

조지 추기경은 시카고 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한 사제에 의한 아동 성추행을 제대로 조치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이유로 강한 사임 압력을 받은 바 있다.

(시카고연합뉴스) 이경원 통신원 kwchri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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