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프랑스와 중국이 화해했다. 차이나데일리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1일 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전격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G20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 중인 두 정상은 이날 밤 후 주석이 머물고 있는 호텔에서 만나 티베트 문제로 마찰을 빚었던 양국 관계가 복원됐음을 알렸다. 후 주석은 "양국이 새로운 관계로 진입하는 데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양국 외교부는 공동성명을 통해 "적절한 시점에 고위급 접촉과 대화를 재개하기로 하고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프랑스는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분인 사실을 인정하고 내정불간섭 원칙에 따라 어떤 형식의 티베트 독립도 지지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6일 유럽연합(EU) 순회의장을 맡고 있던 사르코지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면담한 이후 4개월 동안 불협화음을 내온 양국 관계는 일단 정상화됐다. 하지만 사르코지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돈과 맞바꿨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초 달라이 라마와의 면담을 앞두고 "나는 프랑스 대통령으로서,EU 의장으로서 지켜야 할 가치를 갖고 있으며,의제를 독자적으로 결정할 권리도 있다"고 밝히는 등 당당한 모습을 보인 사르코지 대통령이 중국의 외교 공세에 꼬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중국은 최근 유럽 구매사절단 방문국에서 프랑스를 제외하고,에어버스 항공기 주문 협상을 중단했으며 G20 정상회의 기간 중 후 주석과 사르코지 대통령 간 회담 일정도 잡지 않는 등 파상적인 외교 공세를 펴왔다. 프랑스는 그동안 장 피에르 라파랭 전 총리를 통해 화해 메시지를 중국에 전달하는 등 물밑 접촉을 통해 관계 복원을 시도해왔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