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대화하는게 중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악의 축'(axis of evil)이라는 용어를 사실상 폐기했음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발언을 통해 확인됐다.

클린턴 장관은 1일 방영된 유로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악의 축'은 부시 행정부가 사용했던 용어라고 강조,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이러한 용어를 사용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이란을 보는 오바마 행정부의 시각은 어떤 것인가.

그들은 친구인가 적인가.

악의 축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것(악의 축)은 그들(부시 행정부)이 사용한 용어이지 우리(오바마 행정부)의 용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핵무기 추구가 미국에 직접적 위협은 안 되지만 유럽, 중동, 걸프 지역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라면서도 "그러나 이란과 긍정적으로 협력할 분야가 있고 그런 점에서 이란과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북한, 이라크와 함께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 사담 후세인 축출 등 강경 자세를 견지했던 부시 행정부와 달리 오바마 행정부는 '소프트 파워'를 앞세워 유연하게 대화에 나설 것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클린턴 장관은 또 미국과 유럽이 경기부양책을 놓고 갈등을 빚는다는 지적에 대해 "양측이 의견을 달리하는 정도가 그리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강력한 우방이며 미국은 관점을 달리하는 국가들을 존중한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병력 증파를 둘러싼 대서양 양안 간 이견에 대해서도 "우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그렇게 많은 유럽 군대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군대뿐 아니라 훈련교관과 경찰, 영농 전문가 파견 또는 재정지원 등 아프가니스탄 재건에 동참할 수 있는 분야는 많다"라고 말해 갈등설을 일축했다.

유로뉴스는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아일랜드, 러시아 등 21개국 방송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다국적 뉴스채널로 유럽의 '뉴스 허브' 역할을 하는 방송사다.

(브뤼셀연합뉴스) 김영묵 특파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