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관광객 테러사건이 있었던 예멘에서 이번에는 유럽 관광객들이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멘 정부의 한 관리는 부부 사이인 네덜란드인 관광객 2명이 예멘 수도 사나에서 무장상태의 부족에 납치됐다고 밝혔다고 AFP, AP통신 등 주요 외신이 31일 전했다.

주 예멘 네덜란드 대사관도 자국민이 납치된 사실을 확인했으나 언제, 어떻게 납치됐는지 등 더 이상의 구체적인 정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납치사실이 알려진 초기에 일부 외신은 이탈리아 관광객 4명이 납치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관광객을 납치한 부족은 예멘 당국에 체포된 친척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납치 용의자들의 친척들도 관광객 납치 혐의로 예멘 수감시설에 구금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나의 노아만 알-도와이드 주지사는 "납치 용의자들은 현재 사나에서 남동쪽으로 90km 떨어진 산악 지역 바니 디바이안 지역으로 끌려간 것으로 파악됐다"며 "치안당국은 관광객들의 안전한 송환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예멘에서는 중앙정부에 대해 도로건설, 일자리 등을 요구하는 협상에 활용할 목적으로 지방 부족에 의한 외국인 납치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 말에도 독일 기업인이 납치됐다가 며칠만에 풀려났고 지난해 8월에도 일본인 관광객 2명이 현지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풀려나는 등 최근 15년간 모두 200여명이 납치됐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에는 예멘 시밤유적지에서 자살폭탄테러로 한국인 관광객 4명이 숨졌으며 지난 18일에는 사건 수습을 위해 방문했던 정부대응팀과 유족 탑승 차량에도 자폭테러가 이어졌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