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와 회담.."듣기 위해 이곳에 왔다"
러시아와 핵비확산 분야 등에서 협력 약속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세계 경제.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협력과 화합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 런던에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세계 경제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우리는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이 함께 성장을 촉진하고 규제개혁에 나서는 한편 모든 종류의 보호주의를 배격하고 '대공황'을 유발할 수 있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오류를 되풀이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우리가 함께해야만 이같은 도전에 대응할 수 있다"면서 자신도 미국을 대표해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듣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혼자의 힘만으로는 이번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면서 이번 회의에 참가하는 각국이 "차이가 아니라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독일, 프랑스 등 일부 유럽국가들이 미국이 요구하는 추가 재정지출에 반대하는 것에 대해 실망했느냐는 질문에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진지한 조치들'을 취했고 호주, 캐나다, 일본, 중국도 마찬가지라면서 각국이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경제를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현재의 두려움 때문에 미래를 양보하지 말라"고 충고하면서 "지금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를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최근 수년간 긴장상태에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그러나 이제는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을 강조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핵무기 감축, 테러 위협 대응, 세계 경제의 안정화 등 많은 영역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이해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특히 테러범의 손에 핵무기가 들어가는 것은 인도주의에 대한 최악의 위협인 만큼 양국이 핵무기 비확산 분야에서부터 협력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운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은행 부문의 정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세계 경제의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면서 금융시장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G20 정상회의가 어려운 협상이 될 것임을 실토했다.

그는 "우리는 일부 힘든 협상을 앞에 두고 있다"면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