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이민자를 태운 선박 3척이 지난 29일부터 이틀 동안 리비아 연안에서 잇따라 침몰해 수백 명이 사망 또는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고 국제이민기구(IOM)가 31일 밝혔다.

IOM의 쟝 필립 쇼지 대변인은 이날 "이민자들을 가득 태운 선박 3척이 강풍을 만나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며 "실종자 수는 300명 이상"이라고 AFP 통신에 말했다.

이들 이민자는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밀항하기 위해 이들 선박에 올랐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IOM은 추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리비아의 유력 일간 오에아는 3척의 선박이 트리폴리 인근의 연안마을인 시디 베랄에서 출항했다가 난파됐다고 전하면서 리비아 해안경비대가 익사한 이민자의 시신 23구를 인양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침몰한 3척의 선박 외에 다른 밀항선 1척은 리비아 연안에서 표류하다가 해안경비대에 의해 트리폴리 항으로 견인됐다면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 이 선박에 타고 있던 350명은 무사히 구조됐다고 덧붙였다.

IOM의 로렌 할트 리비아 지부장은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실종자 수가 300∼500명가량이지만, 정확한 숫자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AP 통신에 말했다.

그는 또 "일부 이민자들은 이탈리아 해안에 도착했다"며 "많은 사람이 착륙을 했으나 또 다른 많은 사람이 재난을 당했고 상당수는 리비아로 되돌아왔다"고 덧붙였다.

IOM는 2008년 한해에만 3만3천명가량이 북아프리카에서 이탈리아의 람페두사 섬으로 건너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말리와 가나, 니제르, 나이제리아, 이집트 등 아프리카 출신의 불법이민자는 해안선의 길이가 1천770㎞에 달하는 리비아에서 주로 유럽행 밀항선에 오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들 불법이민자가 주로 이용하는 밀항선 중에는 장거리 항해에 부적합한 선박이 많아 항해 중에 침몰 사고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리비아와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해 밀항선의 적발을 위해 지중해에서 합동 해상 순시활동을 벌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