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에 강도 높은 추가 구조조정을 촉구하는 한편 침체에 빠진 자동차 산업 지원을 위해 새 차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30일 백악관에서 자동차 산업 구제방안을 발표하면서 GM과 크라이슬러의 신차 워런티를 정부가 보장하고 신차 구매에 대해 세금감면 혜택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GM이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해도 보증수리 등을 정부가 책임지고 이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8년 이상 탔거나 연비 효율이 떨어지는 중고차를 신차로 교체할 경우 3000~5000달러의 바우처(상품권)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이 방안은 지난해 입법화가 추진됐으나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올 들어 독일을 비롯해 유럽에서 이 제도가 효과를 보고 있는 만큼 미국에서도 입법화 시도가 다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서는 연료 효율이 떨어지는 중고차를 신차로 교환할 경우 정부가 3290달러를 현금으로 지원한 결과 2월 차 판매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5% 증가했다. 로필립 리즈 에드먼즈닷컴 편집인은 "바우처 제도가 도입되면 차값을 20%가량 할인받는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지난 2월 경기부양책을 마련하면서 신차 구매자에 대한 세금감면 제도를 도입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가 원한다면 판매세에 대한 리베이트 외에 신차 구입자에게 더 큰 혜택을 줄 수 있는 법을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밖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간자산담보부증권 대출창구(TALF)를 통해 오토론 자금을 적극 지원해 신용으로 자동차를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키로 했다.

미 상원 금융위원회 소속인 찰스 슈머 의원은 이날 "업계의 극적인 구조조정이 자동차 업계를 살릴 수 있는 확고한 방안"이라며 "침체된 자동차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더 많은 미국인이 새 차를 살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악관이 GM과 크라이슬러에 신속하고 강도 높은 추가 구조조정을 강한 톤으로 요구한 만큼 의회 차원에서 자동차 판촉지원을 위한 입법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