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33년만에 나타나 부양을 요구했다 거절당한 어머니가 딸을 고소한 사건이 일어났다고 대만 일간 자유시보(自由時報)가 31일 보도했다.

대만 지룽(基隆)시에 살고 있는 30대의 청(程)모 여성은 왼쪽 손이 없는 장애인으로 태어난 지 8개월만에 생모에게 버림받은 뒤 고아원에서 성장해야 했다.

3~4개월에 한번씩 귀국하는 원양어선 선원이었던 아버지가 딸을 보살피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니던 초등학교에 괴한이 나타나 염산을 뿌린 사건이 일어나자 그의 아버지는 선원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해 청씨를 키웠다.

청씨는 엄마 없이 어렵게 자랐지만 현재는 결혼해 자녀 한명을 두고 단란하게 살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그녀 앞에 최근 생모가 33년만에 나타나더니 심장병을 앓아 생계능력이 없다면서 부양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청씨가 부양 요구를 거부하자 생모는 법률부조(法律扶助)재단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지룽지방법원에 청씨를 상대로 월 6천대만달러(약 25만원)의 부양비 지급을 요청하는 민사소송을 낸 것이다.

청씨는 "처음 봤을 때 생모를 알아보지도 못했다"며 "손없는 아이, 버림받은 아이라고 놀림받으며 불우한 세월을 보냈는데 아버지가 그렇게 돌아와주기를 애원했지만 엄마는 거절했었다"고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청씨는 "내가 친자식이라는 이유로 부양비를 요구하는 것은 요양원에 계시는 80세를 넘긴 아버지를 모시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무리"라고 말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이상미 통신원 yunf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