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트너 "56일이 56년 같았다"
가이트너 장관은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이 같은 심경을 밝혔다.
가이트너 장관은 질문자가 "장관에 취임한지 56..."이라고 56일이 됐다는 말을 꺼내려 하자 "연(Years)"이라고 말을 끊었다.
질문자가 "연이 아니라 일(日)"이라고 바로 잡으려 하자 가이트너는 '연'(Years)을 되풀이 강조하며 임기 초반이 자신에게 매우 긴 시간이었음을 강조했다.
가이트너의 이런 심경은 금융.경제 위기에 미국의 경제 수장을 맡아 금융 부실 해소대책 등을 주도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쁜 와중에 월가의 보너스 파문까지 터져 십자포화를 맞는 등 힘겨운 나날을 보낸데 따른 것이다.
가이트너는 그 사이 의회에만 7번이나 불려나가 의원들의 호된 추궁을 견뎌내야 했다.
가이트너는 '왜 그렇게 어려웠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엄청나게 어렵고 복잡한 금융위기를 겪고 있다"며 정치 상황도 어렵고 국민들도 분노하고 좌절에 빠져있는 점을 들었다.
가이트너는 또 민관 공동펀드를 통한 금융기관의 부실자산 해소 대책과 관련, 은행들이 부실자산을 털어내 경기회복 지원에 필요한 신용을 제공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정부가 과도한 손실과 위험을 떠안아서는 안된다는 판단에서 택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부의 개입과 규제 강화가 미국 자본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느냐는 질문에는 "규제의 틀을 개혁하는 것을 검토하는데 있어 새로운 문제 덩어리를 만들어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면서도 "우리의 시스템이 가장 중요한 테스트에서 기본적으로 실패했고 너무 깨지기 쉽고 위기에 취약하다"고 설명한뒤 "이를 바로 잡을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가이트너는 재무장관에 자신이 적임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나에게는 대단한 특권"이라며 "대통령이 내게 일을 맡아 줄 것을 청했고, 나는 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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