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위기가 계속되면서 영어권에서 좋지 않은 경제상황을 빗댄 신조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잡학 사전으로 유명한 작가 벤 쇼트의 인터넷 블로그인 '쇼트의 어휘'(Schott's Vocab)에 따르면 요즘 영.미 언론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신조어 중에 상사(boss)와 납치(kidnapping)을 합친 상사납치(bossnapping)이라는 단어가 있다.

국민의 혈세를 지원받은 기업들이 보너스를 지급해 공분을 산 세태를 빗댄 것이다.

이달 초 프랑스 중서부에 위치한 소니 공장에서는 근로자들이 해고 조건에 반발하면서 공장장과 인사 담당자를 감금하는 사건이 있었고, 최근에는 미국계 기업 3M의 프랑스 공장 근로자들이 구조조정에 반발해 회사 대표를 하루 동안 감금한 적도 있다.

미국 최대 보험사인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의 임직원들은 보너스 지급으로 대중의 분노를 사 납치와 살해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경제상황을 지나치게 암울하게 포장해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를 음란물이 빗댄 '페시미즘 포르노'(pessimism porn)라는 말도 생겨났다.

경제(economy)와 자살(suicide)을 합성한 'econocide'라는 신조어도 있다.

실업률이 급증하면서 생활고로 자살이라는 최악의 선택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세태가 반영된 것.
불황 턱수염(recession beard)이라는 것도 있다.

뉴욕의 일간 데일리뉴스에 따르면 '2009 뉴욕 턱수염.콧수염 챔피언십' 대회에는 '불황 턱수염'이라는 새로운 경쟁 부문이 생겼는데 금융위기와 관련된 사연을 가진 사람이 출전할 수 있다고 한다.

이외에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세계 단일 통화로 제안한 'acmetal'도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논란과 관련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acmetal'은 그리스어로 '정점'을 뜻하는 'acme'와 자본을 뜻하는 'capital'이 합성된 어휘다.

(서울=연합뉴스)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