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금이 상품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주식이나 신흥국 채권 등에서 빠져나온 돈이 금을 비롯한 상품으로 급속히 유입되는 추세다.

영국 바클레이즈캐피털에 따르면 귀금속 등 상품 현물에 투자하는 전 세계 상품 상장지수펀드(ETF)의 운용자산 잔액은 지난 2월 말 현재 600억달러 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2.7배로 증가한 것으로,상품 ETF가 세계 투자자금의 새로운 유망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다는 얘기다. ETF는 주가지수 등에 가격이 연동돼 상장 주식처럼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는 펀드다. 상품 ETF 투자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문제가 불거진 2007년 하반기부터 급증했다. 상품가격 하락으로 인해 일시 상품 ETF 잔액이 줄기도 했지만 최근 다시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금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금 ETF로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영국 자산운용사인 ETF시큐리티스는 금 ETF 운용자산이 작년 말 현재 48억달러로 1년간 55% 증가했다.

상품 ETF는 투자된 돈으로 실제 상품을 구입한다. 뉴욕증권거래소 등에 상장된 금 ETF인 'SPDR골드셰어'의 경우 금 보유량이 올 들어 이달 중순까지 30% 이상 증가,스위스의 금 보유량을 넘어섰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