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한 남성이 세계에서 가장 큰 도마뱀 '코모도드래곤'의 공격을 받고 사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뉴스매체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은 인도네시아 동부 코모도 섬에서 사과를 따던 무하마드 안와르(32)가 나무 밑에서 기다리고 있던 야생 코모도드래곤의 공격을 받아 숨졌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수로 발을 헛디뎌 나무에서 떨어진 안와르는 멍한 상태로 바닥에 잠시 누워있었다. 그러나 이미 나무 밑에는 두 마리의 코모도드래곤이 기회를 노리고 있었고, 그것들은 1분도 안 돼 안와르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두 코모도드래곤은 면도날 같은 이빨로 그의 몸 여기저기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다. 무방비 상태였던 안와르는 도망칠 기회조차 잡지 못했고, 두 도마뱀에게 무참히 공격당하고 말았다.

비명소리를 듣고 안와르를 발견한 친구 테레지아 타와는 상황을 목격한 후 심한 충격으로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테레지아는 “안와르는 손과 다리, 심지어 목까지 물어 뜯겨 온 몸에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다”며 끔찍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사건 발생 직후 안와르는 급히 근처 섬의 병원으로 후송됐다. 그러나 출혈이 심한데다가 코모도 드래곤의 침 속에 포함돼있던 맹독까지 감염돼 그는 끝내 숨지고 말았다.

이와 같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해 코모도 섬 근처의 린차 섬에 좌초됐던 세 명의 영국인들 역시 코모도드래곤을 만나 가까스로 도망쳤고, 2007년에는 8살 난 소년이 공격당해 숨지기도 했다. 또 코모도 국립공원의 한 경비원은 지난 달 그의 오두막으로 침입한 코모도드래곤에게 손과 다리를 물어 뜯겼다.

야생 코모도드래곤은 전 세계에 4000마리 정도밖에 존재하지 않는 희귀종으로, 안와르 씨가 공격당한 코모도 섬을 포함한 네 개의 섬에만 서식한다. 그러나 공원 경비원들은 최근 들어 코모도드래곤이 사람을 공격하는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모도드래곤은 길이 3m에 무게 140kg까지 자랄 수 있는 거대한 도마뱀과의 파충류다. 육식 공룡의 후예로 알려진 이들은 상어와 비슷한 톱니모양의 이빨을 갖고 있으며, 타액에 강력한 독을 지니고 있어 한번 물리면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팀 이나연 인턴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