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미국의 일간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부시 전 대통령에 비해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용어를 드물게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매일 극비사항을 보고받고 있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는 아프가니스탄에 병력 1만 7천명 증파안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대중연설이 아닌 성명서 발표를 통한 점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신문은 전했다.

무엇보다 부시 전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일정을 살펴보면 많은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물론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이 언급했던 것처럼 미국은 이라크·아프간 전쟁 이외에도 세계경제 침체라는 또 다른 변수로부터 크게 위협받는 상황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매일 아침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서 간밤에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발생한 상황을 가장 먼저 보고받았다.

이에 따라 매일 오전 8시 시행된 극비사항 정보보고는 신성불가침 영역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안보 이외에 경제관련 보고도 받았다.

부시 대통령 시절 요지부동이었던 극비사항 정보보고는 아침마다 들쭉날쭉해졌고 경제 보고에 밀리기 일쑤였다.

심지어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초기에 아침 시간을 이용해 딸들의 학교를 방문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이 매주 한 차례 이라크 지상군 사령관과 화상회의를 했던 관례도 자취를 감췄다.

부시 대통령이 누리 카말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개최했던 정례 화상회의를 가졌지만, 오바마 행정부 들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결정 과정도 부시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 장관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다소 분석적이고 모든 이의 의견을 경청하려고 노력한다"면서 "부시 대통령 역시 다른 시각을 참고하려고 했지만 모든 이로부터 의견을 들으려고 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의사결정 최종단계에서 합동참모본부 의견을 참고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국무장관을 비롯한 외교안보팀 전체 의견을 취합해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
오바마 대통령이 미 국방부 회의실 '탱크'를 방문했을 때 대화 주제는 이라크와 아프간 문제에 국한되지 않았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CBS 시사다큐멘터리 '60분'에 참석해 아프간 증파결정이 취임 이후 가장 어려운 결단이었다고 털어놨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부시 전 대통령처럼 부상병들에게 친필 서한을 발송했다.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