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ABC방송.."친환경 저비용으로 획기적 발명품"

"환경도 지키고 유지 비용도 적게 드는 '물 안쓰는 소변기(waterless urinal)'를 씁시다"

물을 사용하지 않는 소변기가 세계 물 부족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획기적인 발명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ABC뉴스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컨설팅 회사 아세티 어소시에이츠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물 안쓰는 소변기는 한 번 이용할 때마다 일반 소변기에 비해 물 1∼3갤런(3.8~11.4ℓ)을 아낄 수 있다.

직원 1천명의 사업장을 기준으로는 연간 156만갤런(590만ℓ)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이 소변기는 인도 타지마할에도 설치돼 있으며 미국의 경기장이나 공항 등에서도 볼 수 있지만 아직은 거부감을 보이는 이들이 많아 보급률은 미미하다.

폴콘 워터리스 테크놀로지스의 랜덜 고블 부회장은 "물 안쓰는 소변기는 전세계 소변기의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 소변기 확산의 최대 장애물은 비위생적일 것이라는 편견으로, 사람들은 소변을 물과 함께 내리지 않는다는 말만 들어도 코부터 틀어쥐고 만다.

이 소변기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 가능하고 물보다 가벼운 기름이나 알코올 같은 방수제가 물 대신 흘러내리며, 소변은 배수구로 내보내지만 배수구에서 가스가 유입되는 것은 막는다.

전문가들은 물 안쓰는 소변기가 위생 면에서도 기존 소변기보다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리조나 주립대의 찰스 거바 미생물학 교수는 "기존 소변기는 내부가 거의 항상 물에 젖어 있어 세균막이 형성된다"며 소변을 내릴 때 튀어오르는 물도 소변기 곳곳에 미생물이 번식할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거바 교수는 "물 안쓰는 소변기가 먼저 발명되기만 했어도 세균 오염 문제를 야기하는 기존 소변기를 사용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 안쓰는 소변기는 이처럼 위생적일 뿐 아니라 유지 비용도 적어 비용 절감을 추구하는 단체들의 선호 대상이 되고 있으며 배수구가 막히는 문제도 없다.

비영리단체인 세계화장실기구(World Toilet Organization.WTO) 설립자인 잭 심은 위생 시설이 거의 구비돼 있지 않은 제3세계 농촌 지역은 기존 소변기 사용 단계를 거치지 않고 물 안쓰는 소변기 사용 단계로 쉽게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잭 심은 또 물 안쓰는 소변기는 이 지역에서 양질의 비료 제공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 안쓰는 소변기가 해양오염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기존 소변기는 소변을 물과 함께 바다로 흘려보내지만 물 안쓰는 소변기는 소변을 모아 바다가 아닌 논밭으로 보내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