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르차니 페렌츠 헝가리 총리가 지난 21일 총리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주르차니 총리는 이날 집권 사회당 전당대회에서 "경제위기 극복과 개혁에 지금보다 더 폭넓은 정치사회적 지지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총리 아래 새로운 정부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위기 영향으로 아이슬란드 라트비아 쿠웨이트 정부가 붕괴된 데 이은 것으로,경제위기가 세계 각국의 정권 위기로 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47세의 주르차니 총리는 "변화 이행에 필요한 협력과 안정적인 집권당 그리고 야당의 책임 있는 행동 등에 내가 장애물이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면서 "내가 유일한 장애물이라면 나는 그 장애물을 걷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3일 사임 의사를 의회에 공식 전달할 것이라며 2주일 내 후임 총리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사회당의 회합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주르차니 총리는 사회당 대표직은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현지 MTI통신은 의회가 다음 달 14일 새 총리를 선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2004년 총리에 오른 주르차니는 2006년 재선에 성공했으나 총선 공약에 실현 불가능한 장밋빛 전망을 담는 것을 묵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인기를 잃기 시작한 데다 설상가상으로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역대 총리 중 가장 낮은 지지율에 그치고 있다.

헝가리는 경제위기 속에서 외환보유액 대비 6배에 달하는 대외채무로 인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2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헝가리 중앙은행은 올해 성장률이 -3.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포린트화 가치 하락 우려로 인해 중앙은행이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