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정부 `외교상 형사소추 면제'

쇼핑 관광을 하기 위해 홍콩을 방문했다 자신을 활영하던 사진기자를 구타한 혐의로 입건됐던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무가베 대통령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43)가 홍콩 정부의 `외교적 배려'로 기소를 면하게 됐다.

홍콩 법무부는 그레이스 무가베가 지난 1월 15일 사진기자 리처드 존을 폭행한 혐의가 입증됐지만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2일 보도했다.

홍콩 법무부는 "그레이스 무가베는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 것은 물론, 형사상 소추를 면제받게 됐다"고 밝혔다.

`외교상 형사소추 면제'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으나, 홍콩 법률계 일각에서는 홍콩 정부의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레이스 무가베는 당시 홍콩의 대표적인 쇼핑지역인 카우룽(九龍) 침사추이에서 자신의 사진을 찍으려던 리처드 존을 폭행한 혐의를 받아 왔다.

20여년간 짐바브웨를 통치하고 있는 로버트 무가베의 부인인 그레이스 무가베는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 고가의 명품을 구입하는 '쇼핑광'으로 알려져 있다.

무가베 대통령 부부는 최근 홍콩의 고급주택가에 위치한 400만 파운드(580만 달러) 상당의 저택을 매입하는 등 `철권통치'를 통해 축적한 부를 해외에 빼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콩 법조계 일각에서는 무가베 대통령과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등 부정부패와 관련이 있는 외국의 정치지도자들이 느슨한 법규정을 이용해 홍콩을 돈세탁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론이 제기됐다.

(홍콩연합뉴스) 정재용 특파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