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졸업을 앞둔 여대생들은 일자리를 구하는 것보다는 '좋은 신랑'을 찾는데 더욱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예정 여대생들은 오전에는 취업박람회장을 열심히 찾아다니지만 오후에는 선을 보느라고 하루종일 쉴 틈이 없다고 창사만보(長沙晩報)가 지난 18일자에서 꼬집었다.

취업보다는 일정한 경제기반과 안정된 수입을 가진 '신랑'을 찾기에 더욱 열을 올리는 여대생들의 이러한 새로운 풍속도는 '곡선취업(曲線就業)'이란 새로운 유행어를 낳고 있을 정도로 중국 사회에 만연되고 있다.

곡선취업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 속에 대졸 취업난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점에서 일단 사회의 동정심을 얻고 있다.

남방도시보(南方都時報)의 19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광둥(廣東)성에서 취업이 확정된 6월 졸업 예정 대학생들은 전체의 8.45%에 불과하고 여학생의 취업률은 남학생에 비해 크게 낮다.

중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광둥성의 대졸 취업률이 이 정도면 다른 지방은 더 이상 거론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대졸자의 취업난은 심각하다.

중국 언론매체들은 '곡선취업'의 가장 큰 이유가 이런 심각한 취업난때문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여성이 스스로 남녀 평등의 소중한 권리를 포기하고 남성지배의 봉건사회로 되돌아가고 있다며 이는 '사회의 비극'이라고 개탄했다.

일각에선 곡선취업의 깊은 이면에는 취업난때문이라기 보다는 결혼으로 출로를 찾으려는 여성들의 인생관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화난(華南)사범대학 왕쉐펑(王學風) 부교수는 최근 광저우의 대학생 1천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결혼으로 인생과 사회의 출로를 찾으려는 여대생들이 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 결혼 중개 사이트가 성행하고 있고, 이에 대한 여대생들의 호응이 높다고 사이트 운영자들이 밝혔다.

여대생들의 취업문호가 좁아지면서 구인업체들은 여대생을 채용하는데도 용모, 키, 몸매 등의 조건을 까다롭게 하고 있고, 일부 업체는 심지어 안경을 쓴 여성을 채용하지 않는다고 공언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