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미국 여기자의 북한 억류사건과 관련,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미 CNN방송은 19일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고어 전 부통령이 클린턴 국무장관에게 도움을 청했다"면서 "클린턴 장관이 이번 사건에 매우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고어 전 부통령은 북한에 억류된 기자들의 소속사인 커런트TV의 공동 창립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영향력이 큰 고어 전 부통령이 도움을 요청함에 따라 사태 해결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된다.

CNN은 또 억류 당시 4명이 북한과 중국의 국경인 두만강가에서 촬영하고 있었으나 북한 경비대가 그들을 체포하려고 하자 미국인 여성과 중국인 운전사는 도망가고 나머지 두 여기자만 잡혔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현재 두 여기자가 얼어붙은 두만강 가운데에서 붙잡힐 당시 북한 쪽 국경에 있었는지 혹은 중국 쪽에 있었는지를 정확히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만강이 얼어 있어 정확한 국경 경계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스 주한미국 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워싱턴과 스웨덴 공관에서 주도적으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관련 외교관들이 카운터파트 접촉을 비롯한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원하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가 꼬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따라서 북한이 이들의 석방을 위한 명분을 찾는다면 문제가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와 비슷한 사건에서 벌금형에 이은 추방 정도로 마무리된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이런 수순을 밟을 개연성이 다분하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구동회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