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세대교체 증거"…'묻지마테러'로 전환

아랍인들은 한국인들에 대한 알카에다의 연쇄 테러를 어떻게 볼까.

예멘에서 한국인들을 표적으로 삼은 잇단 자살폭탄 테러공격은 예멘내 알 카에다 조직의 세력확장 속에서 내부 세대교체와 테러전략 변화가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실례라는 아랍 전문가들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일간 더 내셔널은 19일 알 카에다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이번 사건은 예멘 정부에 직접적 도전으로 간주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알 카에다 전문가인 사에드 오바이드 알 자미(Jamhi)씨는 이번 테러공격이 '테러와의 전쟁'과 관련 없는 무고한 한국인을 목표물로 삼아 10대 미성년자들에 의해 자행됐다는 점을 들어 예멘 내 알 카에다는 전략적 목표를 지닌 알 카에다 주력 조직의 전략에 의해서라기 보다 개별 리더들의 즉흥적 판단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 카에다: 창설과 이념적 배경, 연속성'의 저자인 그는 "알 카에다는 현재 공격 표적을 정확히 식별할 수 없는 젊은 전사들이 이끄는 것 같다"며 "이들 젊은 전사들은 표적의 중요성과 관계 없이 언제나 자폭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앞서 지난해 예멘에서는 주로 관광객과 외국 대사관을 겨냥한 테러공격이 잇따랐다.

작년 9월17일에는 미국 대사관이 공격을 받아 18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한국인 피습사건이 이전과는 양상이 다르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치안 관리는 "1주일 내에 두 차례 공격을 감행한 것은 알 카에다가 젊은 자살테러요원을 비축해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특히 단기간에 연달아 공격을 감행한 것은 지난 2005년 알 카에다가 공격을 재개한 지 처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알 카에다가 예멘 내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징후는 여러 차례 포착됐다.

알 카에다는 지난 1월 인터넷 영상을 통해 쿠바 관타나모섬에 있는 미군의 테러용의자 수감시설에서 석방된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사이드 알리 알 쉬리가 아라비아반도 알 카에다 조직의 2인자가 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알 카에다는 또 사우디와 에멘의 알 카에다 조직 간의 제휴가 이뤄졌다고 공표했었다.

예멘의 비정부 단체인 '정치발전포럼'의 알리 사이드 하산 소장은 "한국 관리들에 대한 이번 공격은 예멘의 치안과 정치제도가 알 카에다의 실질적 도전을 받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특히 그들이 치안기관에 침투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지난 18일 예멘 수도 사나 시내에서 한국 정부의 신속대응팀과 테러 희생자 유가족을 노린 2차 테러가 발생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예멘 관리도 이날 추가 테러는 한국인 탑승 차량을 겨냥해 사전에 치밀하게 기획된 것이라고 AP 통신에 말했다.

하산 소장은 "예멘 당국이 테러리즘에 맞서 싸울 전략을 세우지 못하면 나라가 불안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