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증언에 심경 변화"..종신형 가능성

친딸을 지하실에 24년간 감금한 채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오스트리아인 요제프 프리츨(74)이 18일 돌연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했다.

프리츨은 암스테텐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약 60㎞ 떨어진 상트 푈텐에서 열린 사흘째 공판에서 "나의 병적 행동에 따른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딸 엘리자베스(43)를 거의 4반세기동안 특수 보안장치로 외부와 격리된 자신의 집 지하에 감금한 채 성폭행해 7명의 자녀까지 낳는 인면수심의 범죄를 저지르다 지난해 4월 자녀중 가장 나이가 많은 케르슈틴(19)이 극도의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이같은 엽기적인 행위가 발각됐었다.

프리츨은 당초 강간, 근친상간, 감금, 강압행위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하고 과실치사, 노예 혐의는 부인했었다.

오스트리아 법률상 강간 등은 최고 징역 15년형, 과실치사는 최고 종신형에 처해진다.

검찰은 프리츨이 1996년 출생한 아이에게 필요한 의학적 조치를 취하지 않아 목숨을 잃었기 때문에 과실치사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한 반면 프리츨은 그 아이가 죽은 상태로 태어나 지하 보일러실에서 태웠다고 반박했었다.

그러나 프리츨은 엘리자베스의 법정 증언에 영향을 받은 듯 갑자기 태도를 바꿔 자신의 변호인에게도 통보하지 않은 채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이 심경의 변화를 가져왔느냐는 질문에 딸의 증언이라고 답변했다.

법원은 프리츨과 배심원, 방청객 등이 17, 18일 이틀간 비공개로 진행된 공판에서 엘리자베스의 진술을 담은 11시간 분량의 녹화 테이프를 시청했다.

그러나 AP 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엘리자베스가 공판 첫날과 둘째 날 모두 법정에 직접 출석해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이번 재판이 시작되기 전 엘리자베스가 법정에 출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프리츨과 엘리자베스 사이에서 태어난 7명중 1명은 사망했고 3명은 요제프에 입양돼 가족들과 생활해 왔으며 나머지 3명은 태어난 이후 지난해 4월까지 평생 지하실에서만 지냈다.

프리츨은 '엘리자베스가 광신 종교에 빠져 집을 나갔으며 집 앞에 아이들을 버리고 갔다'는 말로 부인과 이웃들을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