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 사회 불안이 확산하면서 유럽 각국의 노동자들이 대규모 파업과 시위에 나서고 있다.

AFP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고위 관계자는 17일 불투명한 경기 전망 속에 경기호전 신호도 일부 나오기 시작했지만 사회적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독일의 유럽경제연구센터(ZEW)는 기업의 6개월 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이달 'ZEW 투자신뢰지수'가 지난달에 비해 2.3포인트 상승한 -3.5를 기록해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발표했다.

이렇듯 일부 경제지표가 호전되고는 있지만 유럽 노동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특히 프랑스 노동계는 정부의 경제대책과 기업의 구조조정에 반발해 지난 1월에 이어 19일 연대 총파업을 강행할 예정이다.

프랑스 경제일간 레제코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설문 응답자의 74%가 100만명 이상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총파업을 지지하고 있다.

영국 런던의 철도.해운.교통노조(RMT) 소속 철도 근로자들은 17일 감원과 안전 문제 등에 반발해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런던의 철도회사들은 경기침체로 업계 전망이 어둡고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며 수백 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앞서 16일 영국 공영방송인 BBC 노조도 사측의 해고 방침에 반발해 내달 3일과 9일 파업을 결정했다.

또 17일 그리스에서는 1천명이 넘는 좌파 노조원들이 노동자의 권익보호를 요구하며 아테네에서 거리시위를 벌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부자를 위한 희생에 반대한다" "그들의 세계는 기만이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강제해고와 노동시간 단축에 항의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도 15일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유럽연합(EU)의 호아킨 알무니아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사회적 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뜨거운 가을'(1968~69년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격렬한 파업)이 재연되는 것을 막으려면 '봄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무니아 집행위원은 이어 "도처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실직자를 돕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hanarmd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