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둘째 아이 임신 8개월째를 맞은 니콜 영(33)은 뉴욕증권거래소에 다니는 남편의 수입이 줄자 이력서를 작성하고 전화 면접을 보며 출산 이후 출근할 직장을 찾고 있다. 지난 2005년 마케팅 직장을 그만둔 지 약 4년 만이다.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은 자녀양육을 위해 주부의 길을 걷던 화이트컬러 여성들이 경기침체로 인해 다시 직업 전선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이런 주부들은 이른바 '이코노마미스'(economommies)로 불린다.

경기침체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의 82%가 남성인 가운데 주부들이 엄마 중심적인 직업 및 협상력과 시간관리 등 어머니로서 갈고 닦은 '기술'을 기업에서 유용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각종 직업 상담 사이트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주부들에게 근무시간이 유연한 화이트컬러 직장을 소개해 주는 사이트인 맘코프(Mom Corps)는 지난달 구직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3%가 경기침체로 인해 다시 일자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5%는 배우자의 실직으로 재취업에 나서게 됐다고 답했다.

이달 초 맘코프에서는 54개의 일자리를 놓고 3만4000명이 몰렸다. 이마저도 대부분 2주 이내에 채용이 끝나버렸다.

재취업에 나서는 주부들이 늘자 이들을 위한 취업 특강이나 취업 준비를 도와주는 인터넷 사이트들도 생겨나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은 재취업에 나선 주부들을 상대로 5000달러짜리 1주 특강을 열었다. 이 외에도 '유어온램프'(YourOnRamp)나 '2햇츠 네트워크'(2HatsNetwork) 등의 사이트들이 주부들의 취업을 돕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맘코프를 통해 최근 시간제 매니저로 취업한 마리아 레터(48)는 "모성애가 나를 더 나은 직장인으로 만들었다"면서 "직장에서 불쾌한 사람들 때문에 울화통이 치밀 때에는 내 2살 짜리 아이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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