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환자가 택시운전을 하며 승객과 무분별한 성접촉을 해온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영국 택시인 '블랙캡' 운전사가 여성 승객을 무차별적으로 성폭행해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워보이스라는 이 50대 남자는 밤늦게 술집을 떠나는 12명의 여성 승객을 골라 약을 먹이고 성폭행한 혐의가 인정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영국 언론들이 14일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영국 경찰은 워보이스가 2002년부터 모두 85건의 범행에 연관돼 있고 피해자가 200명을 넘을 수 있다며 특별신고 전화를 개설, 피해자들의 신고를 당부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체포돼 수사받는 과정에서 여성들만을 골라 범행한 사실이 잇따라 확인됐다.

그는 카지노에서 수천 파운드를 땄다며 여성 승객들의 환심을 산 뒤 약을 탄 샴페인이나 음료수를 마시게 했으며 승객이 잠들면 택시 뒷자리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부인과 이혼한 그는 1996년부터 주로 밤에 택시를 몰았고 `같은 방면에 산다'며 택시요금을 적게 받거나 공짜로 태워다주며 환심을 산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 중에는 변호사, 보험중개인, 언론인 등이 포함돼 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피해자들은 "등록된 블랙캡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블랙캡은 승객을 원하는 곳 어디에나 정확히 데려다주고 친절해 빨간색 이층버스와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명물로 꼽힌다.

블랙캡을 운전하려면 실제 런던 구석구석의 샛길까지 모두 외울 정도로 까다로운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ofcour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