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3일 "중국은 충분한 탄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폐막한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이번 금융위기에 대비해 장기간 힘겨운 준비를 해왔으며 정책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소문과 오해로 세계 증시가 급등락 장세를 보였다"며 "사람들이 중국의 경기부양책의 전체 내용을 모르고 있어 이번 기회에 중국의 경기부양책을 소개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정부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가장 직접적인 조치"라면서 "중국 중앙정부는 1조1천800억위안을 투입해 민생과 기술개조, 생태환경보호, 사회기초시설 건설에 투자할 것이며 이는 완전히 새로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세금 감면이 5천억-6천억위안에 달하며 기업 퇴직보험금 기준과 1천200만 교사들의 임금을 인상하고 농민들의 수입을 늘릴 것이며 앞으로 3년간 8천500억위안을 투입해 의료위생체제 개혁을 단행할 것"이라며 "이는 지난해 발표한 4조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포함이 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총리는 위안화 환율 문제와 관련, "2005년 7월 환율개혁 이후 런민비(人民幣)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21% 평가절상됐다"면서 "특히 최근 유로화나 아시아 통화들이 대폭 평가절하되면서 런민비가 실제로 평가절상돼 중국이 수출에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또 "중국은 미국의 최대 채권국으로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의 경제 상황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미국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 자산의 안전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시종 외환의 안전과 유동성, 가치보전의 원칙을 견지하고 있으며 다원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면서 "외환보유고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국가이익을 유지한다는 원칙과 동시에 국제금융 전체의 안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홍제성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