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동 '채피'함 함장 인터뷰.."北 로켓요격 임무는 없어"

"키 리졸브 훈련 기간에 북한이 도발하면 현재 부여된 작전임무가 변경됩니다."

키 리졸브 연합훈련 참가차 강원도 동해항에 정박한 미국 이지스 구축함인 채피함(9천200t급)의 함장인 최희동(42) 미 해군 중령은 12일 연합뉴스와 단독인터뷰에서 이번 훈련에 참가한 목적과 함상 생활 등을 소상하게 설명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최 중령은 인천 선인중학교를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일리노이 주립대학에서 ROTC(학군장교) 과정을 거쳐 미 해군에 입대했다.

20년째 해군에 복무하고 있는 그는 작년 4월 함장에 취임했다.

최 중령은 이번 훈련에 참가한 목적에 대해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위해 왔다.

북한의 남침에 대비하기 위한 방어적 차원의 작전연습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훈련기간 북한이 도발하면 어떤 임무를 수행하느냐는 질문에서는 "작전임무가 변경될 것"이라며 "7함대 관할 구역에서 수행할 작전임무에 대해 사전에 훈련을 받고 왔다"고 답했다.

북한이 발사하는 로켓의 요격 가능성에 대해 "미사일 요격 훈련은 잘되어 있지만 그런 임무를 부여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최 중령은 "SM-3 요격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는지는 기밀이라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어뢰와 SM-2 대공미사일, 토마호크 미사일은 탑재하고 있으며 임무 형태에 따라 미사일 적재량과 종류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계 함장으로 미군 부하를 통솔하는 데 어려움은 없느냐'고 묻자 "해군 수병들은 국적은 달라도 통하는 것이 있다.

해군은 역시 해군이다"며 "부하들이 많이 도와준다"라고 부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최 중령은 "부하들이 과음이나 싸움, 사고를 낼 때는 계급을 강등시키는 처벌도 한다"고 말했다.

최 중령은 "채피함은 미 해군 함정 중에서 제일 좋은 구축함"이라며 "한미동맹을 고려해 제일 좋은 구축함을 한국에 보낸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배를 타다 보니 결혼을 하지 못했다는 그는 해군에 입대한 동기에 대해 "어린 시절 백과사전을 보고 바다 생활을 동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 중령은 이밖에 "동해시에 있는 양로원을 방문해 노인들에게 '안마'를 해주자고 제안하자 부하들이 어리둥절해했다"며 "안마의 개념을 1시간가량 설명해야 했다"며 문화차이에 얽힌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그는 "2012년에 전시작전통제권이 한국군에 전환되는데 한국군은 그러한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잘 된 일"이라고 평가했다.

최 중령이 지휘하는 이지스 구축함 채피호는 미 7함대 소속이며, 이달 15일 울릉도 근해에서 우리 해군과 통신.수색훈련을 한 뒤 이달 말께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동해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