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교육문제 `사전입력' 된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각종 연설에서 한국과 관련된 발언을 자주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워싱턴 DC 히스패닉 상공회의소에서 자신의 교육정책 비전을 제시하면서 한국을 두 차례 거론했다.

미국 학생들의 수업시간이 한국에 비해 크게 떨어져 21세기 경제를 준비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
우선 오바마 대통령은 "농경사회였던 과거의 미국에서는 수업일수가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오늘날에는 우리의 경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아이들은, 잘 들어보세요, 매년 한국 아이들보다 학교에서 한달 정도를 덜 보낸다"면서 "한국 아이들이 그렇게 한다면 바로 여기 미국에서 우리들이 그렇게 하지 못할 법이 없다"고 강조한 것.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기간 내내 한국의 자동차 경쟁력을 치켜세우는 발언을 마치 `후렴구' 처럼 달고 다녔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미래의 자동차를 한국과 일본이 아닌 바로 오하이오와 미시간주에서 개발해야 한다"는게 그의 주장이었다.

워낙 한국 자동차에 대한 발언을 많이 하다보니 미국에서 현대차 약진의 일등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하드 웨어'인 자동차뿐아니라 `소프트 웨어'인 교육문제에서까지 한국을 거론한 것은 그만큼 한국에 대한 지식이 사전에 충분히 입력돼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열악한 워싱턴D.C.의 공교육 재건에 나선 미셸 리 교육감, 자신의 정무비서관 역할을 하며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는 유진 강이 모두 한국계라는 점은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교육에 관심을 갖게한 요인 중 하나였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음은 그간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관련 발언을 모은 것이다.

▲"여러분이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의 어디에서 왔든, 여러분은 모두 미국의 최고를 대표하고 있다." (2008년 4월21일, 펜실베이니아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앞두고 아시아계 자원봉사자들과 가진 전화회의에서)

▲"한.미 자동차 교역은 불공정하다.한국은 수 십만 대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반면, 미국이 한국에 파는 자동차는 고작 5천대도 안된다."(2008년 6월 1일, 사우스다코타주 유세에서)

▲"나는 이해를 못하겠다.자동차가 미국에서 발명됐고 자동차 디자인에 대한 혁신도 이 곳에서 이뤄져 왔는데, 도대체 왜 하이브리드 카와 전기자동차의 디자인과 제조를 한국과 일본이 하도록 내버려 두었냐."(2008년 9월 3일, 오하이오주유세에서)

▲"한미 자동차 무역은 자유무역이 아니다"(2008년 10월15일, 뉴욕주 대선후보 3차 토론에서)

▲"워싱턴D.C.의 학교 시스템은 오랫동안 엉망이었으나, 지금은 훌륭한 교육감(미셸 리)이 있다."(2008년 10월 15일 뉴욕주 대선후보 3차 토론에서)

▲"우리는 태양광 기술을 발명했으나 태양광을 생산하는 독일과 일본에 뒤처져 있고, 신형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조립라인을 돌고 있으나 이들 자동차는 한국산 배터리에 의해 구동되고 있다."(2009년 2월24일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우리 아이들은, 잘 들어보세요, 매년 한국 아이들보다 학교에서 한달 정도를 덜 보낸다.

한국 아이들이 그렇게 한다면 바로 여기 미국에서 우리들이 그렇게 하지 못할 법이 없다."

(2009년 3월10일 교육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연설에서)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