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세계 최대 마약 국가로 전락하면서 국가 안보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모스크바 타임스가 10일 러시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연방 마약통제청 빅토르 이바노프 청장은 지난주 한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세계 최대 마약 소비국이 됐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엄청난 양의 마약이 들어오면서 국가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바노프 청장은 "1998년부터 유엔이 10년 계획으로 추진한 아프간 지역 양귀비 재배 근절 노력이 실패하면서 중앙아시아 국경을 통해 러시아로 마약이 공급되고 있다"면서 "최근 러시아는 마약 거래와 소비에서 모두 세계 1위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 중독자의 90%가 아프간 마약을 복용하고 있고 마약은 범죄 증가와 인구 감소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이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에 공급되는 마약 대부분은 아프간에서 생산된 것으로 인접한 카자흐스탄과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가 주요 마약 밀수 경로로 이용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표된 마약류 단속 연례 전략 보고서는 러시아가 아직 헤로인과 아편, 마리화나, 엑스터시 등 마약류 판매의 주요 유통 경로 겸 판매시장 역할을 하고 있으며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대도시를 무대로 밀매 업자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당국이 압수한 마약은 약 3.5t으로 2007년과 비교해 17.5%가 늘었고 올 들어 2월까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70% 늘어난 약 400kg에 달했다.

러시아 보건사회개발부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전체 인구 1억 4천여만 명 가운데 250여만 명이 마약 중독자이며 매년 1만~3만 명이 마약 중독으로 사망하고 있다.

또 매년 마약 통제와 치료에 러시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에 해당하는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오는 11일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열리는 유엔 국제마약통제위원회(INCB) 회의에서 아프간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