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기관차인 미국에서 갈수록 우울한 소식들만 들립니다.고용시장,주택시장,주식시장 등 3대 시장은 좀처럼 회생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3대 시장의 현주소는 어디쯤이며,언제쯤 회생할까요.

미국 노동부는 지난 2월의 실업률이 8.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이는 25년 만에 최고치입니다.1990∼1991년과 2001년 경기침체 때보다 높은 수치이나 1930년대 대공황 때보다는 훨씬 낮습니다.대공황 당시 실업률은 최고 25%까지 치솟았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실업률이 9%대로 진입할 수도 있다고 전망합니다.경기가 내년께 턴어라운드 하더라도 2013년까지는 실업률이 경기침체 이전 수준인 4∼5%대로 회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미국 정부도 2010년까지 7870억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 자금을 투입하면 7%수준에 실업률을 묶어둘 정도라고 추정한 바 있습니다.전반적인 고용시장은 내년 중반께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주택시장도 비슷한 상황입니다.지난 1월 미국 전체 주택가격의 중간값은 18개월 전에 비해 26%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집값이 30% 가량 떨어졌던 대공황 시기와 맞먹습니다.하지만 주택보유 비율이 낮았던 대공황과 비교하면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봐야 하는데요.현재 미국에서 주택보유자 8명 가운데 1명은 집을 압류당했거나 주택담보대출금을 연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내년말까지 주택가격이 18∼29%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펜실베이니아대학의 수전 와처 부동산 전문 교수는 판매되지 않고 재고로 남아 있는 주택이 소진되기 위해서는 9.5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그는 주택 압류사태가 진정되고 재고가 소진되면 주택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주식시장은 이런 고용시장과 주택시장 등 전반적인 경제동향을 반영하는데요.다우존스지수와 S&P 500지수는 2007년 10월의 전고점에 비해 50%씩 곤두박질쳤습니다.대공황 때 각각 89%와 86% 떨어진 것보다는 낙폭이 적습니다만 실업률과 주택시장 등이 안정되지 않으면 다우존스지수가 5000선,S&P 500지수는 500선까지 미끄러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과거 60년 동안의 지수변화를 감안하면 S&P 500지수는 경기침체가 끝나기 4개월 전,실업률이 꼭대기에 도달하기 9개월 전에 바닥을 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이 지수는 1932년 바닥을 다진 뒤 1년 만에 46%나 급등했던 적이 있습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