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정부가 수도 나이로비에서 발생한 인권운동가 피살 사건으로 인해 곤경에 빠졌다.

정부 대변인이 이들이 운영하는 인권단체가 폭력조직을 비호하고 있다고 비난한 지 수시간 만에 대로상에서 피격사건이 발생하면서 정부에 의심의 눈초리가 쏠리고 있는 것.
6일 더 스탠더드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30분께 나이로비의 대통령 관저 인근 도로에서 인권단체인 오스카 재단의 카마우 킹가라 이사장과 폴 울루 기획 책임자가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이들은 차량을 타고 가던 중 여러 대의 차량에 나눠탄 괴한들이 쏜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에 앞서 케냐 정부의 알프레드 무투아 대변인은 오스카 재단이 폭력조직 뭉기키의 전위조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케냐 정부가 오스카 재단을 공개적으로 공격하고 나선 것은 최근 케냐 인권위원회와 필립 알스턴 유엔 특사가 케냐 경찰이 뭉기키 조직을 단속한다는 명분아래 이 조직의 단원 500여명을 상대로 초법적 살육행위를 저질렀다는 조사보고서를 내놓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

오스카 재단은 2년 전 유사한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으며, 알스턴 특사에게 관련 증거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알스턴 특사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으며, 다른 케냐 인권단체들도 뭉기키 살상 사건을 폭로한 사람들이 잇따라 피살되고 있는데 대해 분노와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경찰청장의 지시에 따라 뭉기키 단원들을 무차별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전직 경찰이 총격을 받고 숨진 바 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권정상 특파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