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아기의 성별을 고르는데 그치지 않고 아기의 외모를 원하는 대로 만드는 `맞춤 아기(Designer Baby)'가 탄생할 예정이어서 윤리적 논란이 일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산부인과 전문의가 가까운 장래에 부모가 자녀를 가질 때 성별 선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아기의 눈과 머리 색깔 등 신체적 특징을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CBS 뉴스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이런 일은 `착상전유전자진단법(PGD)'이라는 의학기술을 이용해 가능하다.

이 진단법은 원래 질병 유전자를 골라내려고 만들어진 후 성별 선택에 이용됐지만 이제 한 단계 더 나아가 이를 이용해 아기의 신체적 특징을 선택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인공수정 전문의인 제프 스타인버그 박사는 "아기 성별 결정은 100% 가능하고 눈 색깔 결정은 80%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내년께 이런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들은) 이런 일이 가능한데도 그렇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크리스틴과 매트 랜던 부부는 스타인버그 박사의 병원에서 딸을 낳으려고 성별 결정을 했다.

당시 다른 유전자적 특징도 고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솔깃했다.

매트 랜던은 그러나 "신체적 특징을 고르는 것을 신중하게 고려했었지만, 반드시 그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CBS 뉴스는 이러한 `맞춤 아기'가 일으키는 윤리적 문제를 지적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생명윤리학센터의 아서 캐플랜 박사는 이 방송과 인터뷰에서 "어떤 신체적 특징이 더 낫다는 것은 주관적이고 어떤 면에서는 우리 문화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라면서 "특히 부자들만 이런 의학기술을 이용하고 서민들은 이것을 이용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플런 박사는 이어 "의사가 왜 이런 사업을 벌이는지 알 수 없다"면서 "스타인버그 박사가 `환자를 위해 봉사한다'고 말했지만 하필이면 그 봉사가 왜 돈벌이 사업이냐"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