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본국에서 취업기회 찾아

인도와 중국계 등 미국에서 근무해온 아시아계 전문 인력들이 경기침체에 따라 미국 취업의 꿈을 접고 고국행을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어윙 매리언 재단'이 미국에서 공부했거나 취업해오다 고국행을 택한 인도 및 중국계 이민자 1천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다고 `애틀랜타 비즈니스 크로니클' 신문이 4일 보도했다.

하버드대학 비벡 와드와 교수가 주도한 이 조사에 따르면 고국행을 택하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평균 연령은 인도계는 30세, 중국계는 33세로, 대부분 남성이며, 결혼은 했지만 자녀는 없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대부분 경영, 기술, 과학 계통 전공자로서 중국계 응답자의 51%는 석사학위, 40.8%는 박사학위 소지자라고 답했고, 인도계는 65.6%가 석사학위, 12.1%가 박사학위를 소지한 고학력자들이었다.

이들은 미국행을 택한 목적에 대해 고등교육을 받고, 전문적인 직업을 구할 기회를 찾기 위해서 라고 답했지만 직업문제와 삶의 질 문제 때문에 고국행을 다시 택하게 됐다고 답했다.

특히 중국계의 86.8%, 인도계의 79%는 고국행을 택한 배경으로 취업문제를 들면서 미국에 비해 모국에서 자신의 기술 및 전문성을 활용해 취업할 기회가 늘고 있다고 답해 미국의 경기침체로 취업기회를 얻기 힘들게 되자 아메리칸 드림을 접고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아시아 출신답게 가족 및 친구 등의 문제도 고국행을 택하게 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중국계의 89.4%, 인도계의 79.1%는 본국에 있는 노부모들의 봉양문제도 귀국 결심을 재촉한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귀국행을 택한 이들은 절반 이상이 향후 5년내에 모국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답했다.

카우프만 재단의 로버트 리턴 부사장은 "최근 수년 사이 상당수의 숙련된 고급 이민자 인력들이 본국으로 귀국하기 시작해 심각한 두뇌유출 현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미국을 떠나는 이유는 뱅갈로르와 베이징이 미국에 비해 창업분위기와 경기가 괜찮아 취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카우프만 재단의 이전 분석에 따르면 1999-2007년 사이에 미국 노동력 중 이민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9.3%에서 15.7%로 상승했고, 2006년 기준으로 이민자들이 설립한 회사는 총 45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연간 520억달러의 수익을 창출하는 등 미국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고학력 이민자들은 미국 특허 신청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하이테크 분야에서 핵심역할을 해온 만큼 이들의 본국행은 미국 경제에 있어 상당한 손실인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재단측은 지적했다.

리턴 부사장은 "미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민자중 전문인력에 대해서는 비자 문제와 관련한 규제를 철폐해 이들이 미국에서 계속 일해 미국 경제에 일조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