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ICA 아프간지원팀 조혜정 부팀장

"아프가니스탄 사람은 한국에 대해 전쟁을 하러 온 나라가 아니라 순수하게 도우러 온 나라로 생각합니다."

1년 전 한국국제협력단(KOICA) 아프간사무소 부소장으로 파견됐다가 곧 귀환할 예정인 조혜정(30.여) 아프간 지방재건팀(PRT) 부팀장은 3일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KOICA가 운영하는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미군 기지 내의 한국병원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아프간에 오기 전 KOICA의 재난복구지원부에서 PRT 사업을 맡았던 그는 실제 현장을 보고 싶어 아프간 근무를 자원했다.

해외의 KOICA 소장 및 부소장은 2-3년씩 임지에서 활동하지만 이라크나 아프간 등 위험지역은 복무기간 1년이 기본이다.

현재 아프간 PRT에는 외교부 파견 팀장 밑에 군과 경찰, 그리고 KOICA에서 각각 보낸 부팀장 등 모두 23명이 일하고 있다.

"바그람 인근의 주민뿐 아니라 차를 대절해 아프가니스탄 전국 각지에서 환자가 찾아올 정도로 한국병원은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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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씨는 "다리를 다쳐 걷지 못하는 소녀가 이곳에서 몇 달간 치료를 받고 지금은 걷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좋아지는 등 기억에 남는 일이 수없이 많다"고 자랑했다.

한국병원은 진료 외에도 현지인 의사들을 상대로 인턴쉽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의료 인력 양성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현지 사정을 물으니 그는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못해 자세히 알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가 일하는 동안 바그람 기지에서는 폭탄 테러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기지 밖의 치안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것이다.

"어떤 일을 추진하고 싶어도 미군 측의 규칙에 맞지 않거나 현지의 관료주의 때문에 진행이 더딥니다.

우리가 쓰는 부지 내에 숙소 한 채를 지으려 해도 미군 규정에 맞는 건축도면에 부지사용 승인이 필요하구요."

그는 "미군 기지 안에서 근무하다 보니 아프간 정부와 직접 접촉하기가 쉽지 않은 등 어려움이 따르지만 인내심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프간에서 가장 필요한 사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기초적 인도지원(BHN) 사업과 교육사업, 특히 마땅한 직업이 없는 이들에게 간단한 기술을 가르쳐 커뮤니티의 생활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에 돌아와 하고 싶은 일을 질문하자 조 씨는 "막상 현장에 와 보니 한국의 사무실에서 생각하던 아프간과는 천지차이였다"면서 "현지 경험을 살려 아프간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지원키로 한데 대해 그는 "양국이 잘 협력해서 현지 사정에 맞는 지원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특히 모든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