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이라는 '거품' 속에 갇혀 있지 않고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민들이 보낸 편지를 읽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어린 학생에서부터 교사, 중소기업 사장, 실직자에 이르기까지 일반 미국인들이 백악관에 보내는 편지는 하루 4만통에 이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중 10통씩을 참모들로부터 건네 받아 읽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참모, 각료들과의 회의 중에도 책상에 앉아 편지를 꺼내 읽기도 한다고 그의 친구들과 보좌관들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국민의 편지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백악관 밖의 '진짜 세상'에 대해 어렴풋하게나마 알려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백악관 입성을 위해 지난 18개월간 앞만 보고 달려왔던 오바마 대통령이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백악관 탈출'을 갈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실제로 매주 적어도 한번은 워싱턴을 벗어나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선거유세 스타일'의 여행을 일정에 포함시켜 줄 것을 보좌관들에게 요청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탈세 스캔들'로 고위 관리들이 잇따라 중도 하차하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았던 지난달 초에는 워싱턴의 한 공립학교를 방문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우리는 백악관에서 지내는 데 진저리가 났다"고 학생들에게 농담했고, 부인인 미셸도 "도망 나왔어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었다.

미 하원의 워싱턴 D.C 지역대표인 엘리너 홈즈 노턴은 "사람들은 '백악관'이라고 불리는 4개의 벽 안에 갇혀 있다는 것이 어떤 것이지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이라는 거품 속에 갇혀 살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부분 참모들이 정해준 빡빡한 일정 속에서 생활하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백악관을 벗어나 국민과 소통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찰스 오글리트리 하버드대 법학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입성 전처럼 친구, 지지자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