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이 날아올 때 국가의 존엄성과 인권을 생각했고,절대 움직이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지난달 28일 네티즌들과 처음으로 '인터넷 대화'를 했다. 관영 신화통신이 운영하는 인터넷망인 신화망이 마련한 네티즌과의 대화에서 원 총리는 "요리하는 법은 젊었을 때 배웠는데 아내와 내가 모두 너무 바빠서 요리를 직접 만들어 먹지 못한다"는 등 비교적 솔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원 총리는 지난달 초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방문 중 신발 공격을 받은 데 대해 "국가의 존엄성이 가장 먼저 떠올랐고 다시 그런 일이 발생해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제위기는 중국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티즌들이 부정부패에 관한 질문을 쏟아내자 "이 문제에 이렇게 관심이 있는 줄 몰랐다"며 "공직자 재산등록 등을 실시해 투명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올해 최대 난제는 실업"이라며 "그러나 경제 회복의 기운이 조금씩 보이고 있어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또 국민들도 정부를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루에 한 시간 이상 인터넷 서핑을 한다"는 원 총리는 그러나 "책을 읽으면 자신의 안전과 행복을 담보할 수 있으며,국민들이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원 총리의 인터넷 대화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개최 직전에 네티즌과 대화를 가진 후진타오 주석에 이어 중국 지도부로서는 두 번째다. 3일 양회 개막을 앞두고 네티즌들의 민심을 다독거릴 필요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