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이임하는 이태식 주미 한국대사를 위한 환송연이 25일 미국 하원의 레이번 빌딩에서 열렸다.

하원 내 친한파 인사들의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와 에니 팔레오마배가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이 나서서 이 대사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였다. 이날 하원에서 두 차례의 표결을 하는 바쁜 와중에도 20명 가까운 의원들이 행사장을 찾아 이 대사와의 우의를 과시했다.

간단한 다과와 함께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민주 · 공화당 소속 의원들은 진한 우정과 감사가 담긴 송별사를 남겼다. 팔레오마배가 의원은 "이 대사가 한 · 미 우호관계 발전에 기여했다"며 즉석에서 감사장을 전달했다. 그는 "민감하고 논란이 많은 지역에 근무했으니 이라크 같은 곳에 가는 게 아니냐"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만줄로 의원은 이 대사와 함께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만난 기억을 회고하며 울먹였다. 댄 버튼 공화당 의원(인디애나)은 "난 돈이 별로 없다"고 머쓱해 하면서 커프스 버튼을 선물하기도 했다.

의원들은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의회 인준 논란,북한 핵문제,독도 영유권 표기 논란,한국에 대한 비자 면제 등 굵직한 현안을 헤쳐 나간 이 대사의 외교력에 경의를 표했다.

이 대사는 답사를 통해 재임 기간 중 가장 열심히 뛰었던 한 · 미 FTA와 관련,"양국 관계를 증진시키는 데 있어 너무도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조속히 매듭이 지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공화당에서 에드 로이스(캘리포니아),일리아나 로스-레티넌(플로리다),도널드 만줄로(일리노이),조 크롤리 의원(뉴욕) 등이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에서는 하비에르 베세라(캘리포니아),짐 모란(버지니아),매들린 보달로 의원(괌)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주미 대사로는 드물게 한국과 미국의 정권교체를 모두 경험한 이 대사는 내주 한덕수 신임 주미대사에게 바통을 넘겨주고 귀국한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