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가 25일 오전(미국 시각 24일 오후) 미국 워싱턴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회담 초반 잠시 영어로 대화했지만, 미국 측 발언록에는 일부 내용이 "알아들을 수 없다"고 기록됐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소 총리는 회담 시작 초반 오바마 대통령이 미·일 동맹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영어로 "많은 과제가 있다.

일본과 미국이 공동으로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회담에서 아소 총리는 통역을 사이에 두고 일본어로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백악관의 발언록에는 아소 총리의 영어 발언 가운데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라는 부분이 "알아들을 수 없다"고 기재돼 있었다는 점이다.

물론, 백악관 발언록에 기록 담당자가 발언 내용을 알아듣지 못해서 이렇게 적는 경우가 없지는 않다.

아소 총리와의 정상회담 전날 있었던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 관계자들과의 모임을 기록한 발언록에도 하원 의원의 발언 일부가 "알아들을 수 없다"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아소 총리의 경우 미·일 정상회담이라는 중요성 등에 비춰볼 때 발언록 담당자가 "알아들을 수 없다"고 기재한 것은 그만큼 아소 총리의 영어 실력에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요미우리는 "국회 등 공식 행사장에서 한자를 잘못 읽은 적이 많은 아소 총리는 '영어는 자신이 있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원인이 무엇이든 이번 일로 인해 그는 체면을 상당히 구기게 됐다"고 지적했다.

아소 총리는 지난해 11월께부터 공식 행사장에서 평범한 한자도 여러 차례에 걸쳐 잘못 읽는 바람에 "한자도 제대로 못 읽는 총리"라는 조롱 섞인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대신, 일본의 귀족 학교로 통하는 가쿠슈인(學習院)대학을 졸업하고 스탠퍼드대학과 런던대학원에서 유학생활을 한데다 해외 근무 경력도 많은 아소 총리는 평소 영어는 잘한다는 자부심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