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으로부터 국빈급 예우를 받았다고 중국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가 21일 보도했다.

클린턴 장관은 20일 저녁 8시께 한국 방문에 이어 전용기로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 도착했을 때 외교부 류제이(劉結一) 부장조리의 영접을 받았고 중국 초등학생들로부터 꽃다발 세례를 받았다.

그는 숙소인 웨스틴호텔에서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개막식 참석차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이 이곳에 머물렀을 때에 준하는 서비스를 받고 있다.

웨스틴호텔에는 4~5층 전체를 클린턴 장관의 특별 활동구역으로 정해 일반 관광객들의 숙박을 제한하고 있다.

굳이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차이를 둔다면 이 호텔의 대통령 전용 객실 대신 이에 준하는 규모의 특실에 머물고 있다는 정도다.

현재 호텔에는 미국 국기와 중국 국기가 나란히 나부끼고 있으며 중국의 무장경찰 1개 중대가 추가 배치돼 3인이 1조를 이뤄 순회 경호를 펼치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카운터파트인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부장과 회담하고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만나는 것 외에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직접 나서 클린턴 장관을 만나는 등 국빈급으로 그를 맞이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오바마 행정부 들어 중·미 관계가 부시 집권기보다 나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중국이 미국을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로도 읽히지만 클린턴 장관 본인의 이력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서 영부인 시절 미국을 두 차례나 방문했었던 데다 오바마 대통령과 박빙의 승부를 펼쳤던 유력 대선주자였다는 그의 중량감이 이번에 국빈급 대우를 받는 또 다른 이유라는 것이다.

클린턴 장관은 중국 방문에 앞서 한국에서도 이명박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하고 한덕수 주미대사가 영접을 나가는 등 국빈급 대우를 받았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