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은 몰라도 체력엔 자신 있다. "

일본의 나카가와 쇼이치 재무상이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의 '취중 회견'으로 물러난 뒤 후임으로 임명된 요사노 가오루 신임 재무상(70 · 사진)은 17일 밤 취임 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금까지 맡고 있던 경제재정 담당상에 재무상과 금융상까지 3개의 중책을 겸임하게 된 것이 '무리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요사노 재무상은 내심 자신감을 보였지만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2차대전 후 최대의 위기 상황을 맞은 일본의 거시 경제와 재정 금융 등 모든 경제 정책을 한 사람이 짊어지게 된 꼴이어서다. 이런 경우는 과거에 없었다.

일본 정부에서 재무상과 금융상 경제재정담당상은 각각 한국의 기획재정부 장관,금융감독위원장,청와대 경제수석에 해당되는 직책이다.

우선 지적되는 건 재무상 금융상 경제재정담당상의 업무를 한 사람이 모두 감당할 수 있느냐다. 재무상만 해도 수시 현안 보고를 받고 정책 결정을 해 나가면서 국회 답변과 국제 회의에도 참석해야 해 스케줄은 분초 단위로 짜인다. 재무상과 금융상 경제재정담당상은 견제와 균형을 이뤄야 하는 자리라는 점도 문제다.

물론 요사노 재무상이 자민당 내 대표적 정책통이어서 '1인3역'의 중책을 무난히 수행할 것이란 기대도 없지 않다. 9선의 의원인 그는 문부상(1994~95년) 통상산업상(1998~99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2004~05년) 관방장관(2007년) 규제개혁담당상(2008년) 등을 두루 거친 베테랑 각료다. 그럼에도 재무상 금융상 경제재정담당상은 한 사람이 맡기엔 너무 무거운 자리란 지적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