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통령' 출간

많은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정부 형태인 대통령제는 1789년 4월 미국의 조지 워싱턴이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역사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의 대통령은 중도통합과 헌법수호라는 두 가지 특징을 지닌다.

미국의 대통령은 부통령과 함께 전국적 선거로 선출되는 유일한 연방정부 공무원이다.

대통령은 오로지 국가 전체의 공통된 이익을 만족하게 해야만 재선되거나 재선은 안 되더라도 이념적으로 동조하는 후계자가 선출되는 것을 볼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대통령은 대부분의 전국적 선거를 좌우하는 중도적 중산층에게 호소하기 위해 모호한 입장 아니면 계산된 입장을 취할 확률이 높아지긴 하지만 상ㆍ하원 의원보다 특정 이익에 사로잡힐 확률은 낮아진다.

이는 민주당 출신이든 공화당 출신이든 중도통합의 기능을 수행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된다.

또 다른 미국 대통령의 특징은 헌법수호다.

미국의 헌법입안자들은 미국에 대한 가장 큰 위협으로 외국의 침략과 국내의 반란을 상정했다.

그리고 그 위협에 맞설 튼튼한 안전장치로 대통령을 선택했다.

미국에서 대통령은 연방대법원보다 더 큰 헌법 수호 권한을 가지며 국내 문제에서 국가 최고의 법 집행관이기도 하다.

또 외교 정책과 국가 안보에서도 대통령은 헌법의 가장 유력한 해석자다.

'미국의 대통령'(바움 펴냄)은 이처럼 중도통합과 헌법수호라는 기능의 관점에서 조지 워싱턴부터 43대 조지 W.부시 대통령까지 미국의 대통령 42명의 치적과 공과, 리더십을 분석한 책이다.

정치인과 저널리스트, 법학자, 작가 등 각계의 필자들이 참여해 각 대통령이 어떻게 국사를 도모했고 국가적 위기를 극복했으며 어떻게 국민을 통합하고 이끌었는지 핵심을 추려 분석한다.

델라웨어 주지사를 역임한 피트 뒤퐁은 아버지 부시를 윤리적이고 정직한 대통령으로 평가한다.

아버지 부시는 또 관념적이지 않고 분파주의에도 휩쓸리지 않았지만 뒤퐁은 아버지 부시가 자신의 비전을 좀 더 뚜렷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의 폴 지곳은 아들 부시에 대해 여론을 무시한 채 자신의 개인적인 정치적 본능에 의해 모험을 감수하는 인물로 평가한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쓰인 이 글에서 지곳은 부시의 당당함이 그를 재선으로 이끌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치기도 했다.

책 끝에는 연방주의자협회와 월스트리트저널이 2000년 10월 역사학과 법학, 정치학 분야의 교수 78명을 대상으로 한 역대 대통령의 리더십 정도를 설문조사한 결과도 실렸다.

리더십의 정도를 5점(점수가 높을수록 리더십이 뛰어남) 척도로 조사한 결과 조지 워싱턴이 평균 4.92점으로 가장 리더십이 뛰어난 대통령으로 꼽혔으며 이어 에이브러햄 링컨과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15대 제임스 뷰캐넌은 평균 1.33점으로 실패한 대통령으로 꼽혔으며 이밖에 29대 워런 하딩과 14대 프랭클린 피어스, 13대 앤드루 존슨도 실패한 대통령에 포함됐다.

제임스 터랜토ㆍ레너드 레오 엮음. 최광열 옮김. 383쪽. 1만7천원.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