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4개국 순방길에 오르며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에 나섰다. 클린턴 장관은 전용기편으로 워싱턴을 출발, 일본(16~18일),인도네시아(18~19일),한국(19~20일),중국(20~22일)을 차례로 방문한다. 클린턴 장관은 16일 오후 늦게 일본 도쿄에 도착해 17일 아소 다로 총리,나카소네 히로후미 외무상 및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야당인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 대표 등과 만날 예정이다.

역대 미 국무장관들이 유럽과 중동을 첫 방문국으로 택했던 것과는 달리 아시아를 첫 해외 순방지로 결정한 것은 미국의 외교 정책에서 아시아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일본에서 시작해 중국에서 마무리되는 이번 일정은 '일본을 달래며 중국을 끌어안는' 실리와 국익을 중시한 외교전략으로,전임 부시 정부의 이념외교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이번 순방에서 논의될 주요 안건은 북한 핵 문제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이다. 특히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 움직임 등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시점과 맞물려 각별한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3일 클린턴 장관은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연설에서 "북한이 진정으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히 그리고 검증 가능하게 폐기할 준비가 돼 있다면 북 · 미 간 관계 정상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의 협력 관계 강화도 이번 순방에서 중요 과제로 꼽힌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해 10월 부시 행정부의 대만 무기 수출을 계기로 중단됐던 양국 간 군사 교류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공식화했다.

한편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한덕수 주미대사가 청와대 오찬 등을 계기로 클린턴 장관과 만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영접도 한덕수 대사가 가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