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오염된 혈장을 수혈받은 후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과학자들이 보고했다.

영국 보건국은 한 노인이 혈장 수혈로 인간광우병인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vCJD)에 걸린 후 사망했다고 17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 노인은 인간광우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보건당국이 수혈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취하기 전에 혈장 수혈을 받은 약 4천명의 혈우병 환자 중 한 명이다.

지금까지는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람의 혈장을 수혈받은 사람들이 이 병에 걸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과학자들은 판단했었다.

과거 혈액 수혈로 인간광우병에 걸려 사망한 사람은 3명이지만, 혈액 응고에 사용되는 혈장과 관련돼 인간광우병에 감염된 사례는 한 번도 보고된 적이 없었다.

인간광우병 전문가인 애버딘 대학의 휴 페닝턴 교수는 텔레그래프 신문과의 회견에서 "과거 혈장 수혈을 받은 수 천 명의 사람들에게 중대한 의미를 줄 수 있는 연구 결과"라며 "이들은 이미 B형 간염이나 에이즈바이러스(HIV)로 인한 위험이 더 커졌다"고 우려했다.

오염 혈장을 수혈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혈우병 환자 4천명은 이미 `극도의 예방적 조치'로서 경고를 받았으며, 혈액이나 장기를 기부하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다.

지금까지 영국에서 164명이 인간광우병으로 사망했으나 대부분은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은 후 병에 걸린 환자들이다.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