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경유 美군수품 수송 허용

러시아가 자국 영토를 이용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군수물자 수송을 허용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프간 전략이 탄력을 받게 됐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4일 러시아 첸트르 TV와의 인터뷰에서 "1주일 전에 미국으로부터 나토와의 협정에 의거, 러시아 영토와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경유한 일부 비군사적 화물 수송을 허용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하고 "이는 협정에 전적으로 부합되며, 수송이 수일 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이번 합의는 패트릭 문 미 국무부 차관보가 모스크바를 방문해 지난 10일부터 러시아 영토를 경유한 비군사 물자 수송 방안을 협의한데 이어 나온 것이다.

이는 특히 오바마 행정부가 동유럽 배치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계획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러시아에 유연한 자세를 보이는데 대한 화답 차원으로 풀이되고 있다.

앞서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이달초 미국이 아프간 전쟁 수행을 위한 보급로로 활용해온 마나스 기지를 폐쇄하겠다고 밝히고 의회 동의 절차에 착수했으나, 지난 13일로 예정됐던 본회의 표결이 내달 미.러 고위급 회담을 이유로 전격 연기됐다.

미국이 아프간으로의 안정적인 군수품 보급로를 확보함으로써 이라크 철군을 통해 올해 이곳에 3만명의 병력을 증파하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새로운 군사전략도 추진력을 갖게 됐다.

(모스크바 AP.이타르타스=연합뉴스)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