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열린 제51회 그래미상 시상식 중계방송의 광고시간에 로스앤젤레스(LA)와 다른 14개 미국 도시에는 `앱솔루트 보드카' 광고가 방영됐다.

이처럼 미국 공중파 방송의 황금시간대에 술 광고가 방영되기는 몇 년 만의 처음이라고 LA타임스가 13일 전했다.

신문은 광고수입에 의존해온 방송사들이 경기침체로 광고가 급감하자 한때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던 광고까지 방영하고 있고, 시청자들이 많은 시간대에서도 야간시간에 방영해오던 성생활 관련 제품 광고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TV 방송사만이 그동안 꺼려오던 광고를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 아니다.

NBA(미국프로농구협회)는 최근 몇 달 간 농구경기장 옆 광고판에 주류회사 광고를 허용했다.

구글과 페이스북도 자사 웹사이트에 주류회사 광고를 싣고 있다.

광고전문가 스티브 홀은 "경제상황을 생각해 신문사나 방송사들이 살아남는 데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고 기준은 지난 수십 년간 크게 달라졌다.

예를 들어 케이블 TV에 방영되는 위스키와 보드카 등 증류주 광고 편수는 2001년과 2007년 사이 세배로 늘었다고 데이비드 저니건 존스홉킨스대 교수가 전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금융위기가 시작되고 나서 이러한 현상이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광고대행사 유니버설 맥캔의 케이시 도일 지역방송 국장은 1년 전만 해도 TV방송사들이 증류주 광고를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11월 뉴욕의 한 방송국이 `바카르디 럼' 광고를 시작하고서 최근에는 거의 모든 방송사가 증류주 광고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일 국장은 "(광고) 시장은 바닥까지 왔으며 언론사들이 새로운 수입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