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미국인들의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먹는 것에 대한 지출도 급격히 감소해 가계사정이 얼마나 나빠지고 있는지를 반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미 상무부 자료를 인용해 작년 4ㆍ4분기에 미국인의 음식 관련 지출이 3분기에 비해 3.7%(인플레이션 조정치) 감소해 정부가 관련 자료를 집계한 이후 62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악화된 경제가 미국인들의 식단에까지 타격을 가하고 있는 셈이다.

식품 종류별로 보면 계란과 신선한 야채, 우유 등의 소비는 4분기에 각각 3%와 2.3%, 1%씩 증가했지만 닭고기 등 가금류와 쇠고기 소비가 각각 3.2%와 3.4% 줄어 돈이 좀 더 들어가는 식품의 소비가 위축됐다.

또 술 소비는 10.9%나 줄고, 초콜릿 등 단과류 소비와 애완동물 식품에 대한 지출도 각각 5.1% 감소해 당장 먹고 사는데 필요치 않은 식품들의 구매를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이코노미스트인 조지프 카슨은 식품 소비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소비자들이 값이 싼 제품에 대한 소비까지 줄이는데다 무엇을 새로 사기 보다는 집에 비축돼 있는 식품들로 음식을 해먹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하고 식품에 대한 지출을 줄이는 정도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밸런타인데이를 맞이하는 초콜릿 업체들조차 판매 전망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미국인들의 식품 소비 위축으로 식품 가공업체와 식품점 체인, 식당업계 등의 실적에도 타격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