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가톨릭 교구가 `면죄부' 발급에 나서고 있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 보도했다.

1517년 교황이 면죄부를 판매하다 마르틴 루터 등의 종교개혁운동을 촉발한 뒤 가톨릭 교회는 1567년 면죄부 판매를 금지했었다.

하지만 2000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새천년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주교들에게 면죄부 발급 권한을 주었고, 베네딕토 16세 현 교황 체제가 들어서면서 전세계적으로 면죄부 발급이 보편화 되고 있다고 한다.

베네딕토 교황은 지난 3년 동안 연례 행사의 일환으로 9차례에 걸쳐 소속 가톨릭 교회에 면죄부 발급 권한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최근 워싱턴과 피츠버그, 뉴욕 등지의 미국 가톨릭 교구들은 교회 공보나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면죄부 발급 교회와 절차를 알리는 광고를 내고 있다.

고해성사와 성찬식을 치른 뒤 교황을 위한 기도를 하게 되면 누구나 죄사함을 받는 면죄부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가톨릭에서 고백성사를 한다 해도 곧바로 천국에 가지 못하고 지옥과 천국의 중간에 있는 `연옥'에 머물러야 하지만, 면죄부는 이 기간을 단축시키거나 없앨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면죄부의 효과에 대해 한 신부는 자신을 찾아온 어떤 신도가 "20년동안 한번도 고백성사를 하지 않았는데 이 면죄부는 내게 아직도 늦은 것이 아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면죄부가 죄사함을 추구하는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뉴욕 브루클린의 니컬러스 디마지오 주교는 "우리가 면죄부 발급을 다시 하게 된 것은 세상에 죄가 가득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신의 용서는 주어진 것이며, 사람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루터파 목사인 마이클 루트는 "우리의 주된 문제 의식은 신의 축복을 계량화 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