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침체 타개를 위한 8천여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이 상원표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법안통과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던 일부 상원의원들을 설복시킨 방법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10일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 상원 법사위원회 중진인 알렌 스펙터와 올림피아 스노, 수전 콜린스 등 공화당 상원의원 3명과 '친정' 민주당 소속이지만 법안에 회의적인 상원의원인 벤 넬슨을 각각 집무실로 초청해 일대일 면담을 했다.

일대일 면담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상원 의원시절 알고 지냈던 이들과 가족 등 일상적이고 친밀감을 돋우는 주제의 대화를 해 정적을 자기 편으로 만들었다.

전직 대통령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정적'을 대해 감동을 줌으로써 자연스레 찬성표를 유도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것.
예컨대 오바마 대통령은 스펙터 의원과 만난 자리에선 상호 관심사인 상원 법사위 위원 지명자들에 관한 얘기만 나눴다.

스펙터는 이들 지명자중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지명한 이들을 교체해달라고 말했고 오바마는 법사위 구성에 초당적 접근을 해달라는 바람을 전달했다.

오바마와 스펙터간 대화는 이런 내용이 모두다.

오바마 대통령은 곧 있을 경기부양법안에 찬성해달라는 소리를 입밖에 전혀 꺼내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스노 의원과 만난 자리도 비슷했다.

스노 의원은 일리노이주 출신 상원의원으로 2003년 사망한 시먼이 1995년 줄어든 대학생 학자금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때 동참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들어주며 공감을 표했고, 경기부양법안 이야기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백악관에서 만난 적이 있는 넬슨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과 만났을 때, 오바마 대통령은 가족과 관련된 사소하지만 중요한 이야기만 했다고 전했다.

20분간 오바마 대통령과 대화한 넬슨은 대화 후 의미있는 웃음을 지으며 떠났다.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이들 의원 4명이 경기부양법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말하고 있으니, 오바마의 정적 설득 작전은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사정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오벌 오피스는 '홈 어드밴티지'를 갖고 있다"고 전제하고 "대통령이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면 의원들은 보통 딜을 하려는 경우에 초청에 응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손님과 소탈한 주제로 대화하면서 오히려 딜에 관해선 언급조차 않음으로써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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